비 오는 토요일의 자유 수영, 두 번째 레인 시도
[비 오는 토요일의 자유 수영, 두 번째 레인 시도]
2025년 5월 24일 토요일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
창밖의 회색빛 풍경을 보며, 괜히 게으름을 부릴 수도 있겠지만 나의 루틴과 근육을 위해 야무지게 셀렉스 단백질 쉐이크를 만들었다.
오덴세 텀블러에 네 스푼 파우더 + 200ml 물을 잘 섞어 수영 가방에 넣고, 킥판도 잊지 않고 챙긴 후 수영장으로 출발!
수영장에 도착하니 축축한 날씨와는 달리 물 속은 따뜻하고 익숙한 느낌.
어제 우리 반 강사님 대신 수업을 맡아주셨던 상급반 강사님께서
"수영은 심리적인 게 가장 커요" 라고 하셨던 말이 오늘 따라 더 와닿았다.
몸보다 마음이 물을 받아들이는 날, 확실히 수영이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의 자유수영 시간,
예전보다 자유형 동작이 더 자연스럽고 호흡도 훨씬 편해졌다. 물 속에서 여유롭게 팔을 뻗고, 가볍게 물을 밀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 순간, 예전엔 금세 가빠지던 숨이 이제는 깊고 느리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킥판을 이용한 발차기는 여전히 힘들지만, 근력 향상과 체형 교정에 효과가 있다는 걸 알기에 꾸준히 연습 중이다.
자유수영 때는 꼭 킥판을 챙겨 다니는 이유다.
늘 연습하던 초급자 레인은 오늘도 북적북적.
수영을 막 시작한 초보자들, 초등학생들과 부모님, 그리고 나처럼 킥판을 들고 반복 연습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두 번째 레인에 눈길이 갔다. 딱 두 사람만 오가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주저했겠지만, 자유형에 대한 약간의 자신감이 생긴 덕분일까? 살짝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조심스럽게 두 번째 레인으로 이동했다.
확실히 첫 번째 레인과는 느낌이 다르다. 벽이 바로 옆에 있지 않아서 방향감각이 조금 흐려지고, 폭도 좁아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까 살짝 걱정도 됐다. 하지만 집중해서 수영을 이어가보니, 동작에 자신감이 붙었고 수영의 흐름도 끊기지 않았다. 자유형을 ‘나답게’ 해냈다는 느낌이 드니 속으로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3시 30분까지인 자유수영 시간.
미리 5분 전에 물에서 나와 여유롭게 씻고, 탈의실에서 단백질 쉐이크 싸간 거 한 통 야무지게 다 마시고~ 더워지면 얼음 넣어서 타와야지!
비 오는 오후, 조용한 거리 위로 운동 후의 개운함과 성취감이 차분히 스며든다.
문득 생각났다.
비 오는 날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하면 얼마나 멋질까?
자연과 하나 되어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수영하는 꿈.
언젠가, 꼭 이루어지고 말 거야.
"조금씩 익숙해지고, 조금씩 성장하는 나.
수영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 속에서 여유를 찾아가는 이 시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