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갠 날의 자유 수영, 1시간 30분 부지런히 움직였네!
비 온 뒤 갠 날, 자유 수영 1시간 30분
📅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비가 내렸다가 갠 오후, 하늘은 조금 흐리지만 공기는 상쾌하고 시원했다. 이런 날은 괜히 마음도 차분해지고, 물속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오후 2시 조금 전에 수영장에 도착해 조용히 물속으로 입수. 오늘도 나만의 루틴대로 자유수영을 시작했다.
🏊♀️ 킥판을 잡고 자유형, 배영, 평영, 그리고 접영 발차기까지 한 바퀴씩 돌며 몸을 풀고 익힌 기술을 천천히 되짚어 보았다. 물에 익숙해지는 건 언제나 반복 덕분이다. 킥판을 놓고도 내가 배운 동작들을 다시 복습. 특히 평영은 오늘 유난히 편하게 느껴졌다. 힘을 빼고, 물을 밀어내기보단 물에 몸을 맡기듯 수영하니 숨도 덜 차고, 팔과 다리의 움직임도 더 자연스러워진다.
물은 정직하다. 힘으로 밀어붙일수록 저항하고, 힘을 빼고 함께 흐르면 스르르 길을 열어준다. 오늘은 그걸 온몸으로 느낀 날이었다.
🌊 접영 발차기는 여전히 도전 중이다. 킥판 없이 접영 발차기만 연습해보았는데, 역시 숨이 차서 오래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발등으로 물을 눌러 밀어내는 그 꿀렁이는 느낌은 정말 매력적이다. 재미있고, 짜릿하고, 앞으로 잘 나아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됐다!” 하고 속으로 외친다. 숨만 덜 찼다면 진짜 하루 종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또한 익숙해질 날이 오겠지.
하지만 가끔은 접영 발차기 하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몸이 접혀서 펄럭이는 느낌이 들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 입문자 레인에는 여전히 초등학생들이 바글바글하다. 질서 없이 튀어나오고, 길을 막고, 갑자기 앞에 끼어드는 모습에 가끔 멈춰서야 했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요리조리 잘 피해가며 나만의 연습을 알차게 해냈다. 예전 같으면 짜증 났을 상황도 지금은 그저 일상의 한 부분. 오히려 내 연습에만 집중하다보면 그 이외의 상황에는 덜 신경쓰게 된다. 내가 더 유연해진 걸까, 아니면 수영이 나를 유연하게 만든 걸까.
🥚 수영을 마치고 샤워 전에 미리 챙겨간 단백질 쉐이크를 꺼내 마셨다. 이제는 운동 후 단백질 보충도 자연스럽고 익숙한 루틴. 그런데도 집에 오니 배가 고파 삶은 계란을 꺼내 까먹었다. 확실히 온 몸을 물 속에서 움직이다보니 에너지 소모가 많긴 한가보다. 신기하게도, 예전엔 무심하던 당근이며 방울토마토, 삶은 계란, 두유까지 운동을 하고 나면 이 모든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느껴진다. 몸이 스스로 ‘좋은 것’을 찾고,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걸 느낀다.
🧘♀️ 오늘도 수영장에서 몸을 움직였고, 스스로의 리듬을 따라 천천히 성장해가고 있다. 체지방률은 조금씩 줄고 있고, 근육은 천천히 늘어가고 있다.(거의 내 주문? 주술같은 믿음ㅋㅋㅋ) 매일 거울 앞에서 눈으로 보이는 변화보다도, 내가 느끼는 몸의 감각과 리듬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오늘도 잘했다, 나. 하루하루, 물속에서 단단해지는 나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