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물을 가장(?) 무서워하는 나.
올해는 뭔가 도전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가장 무서웠던 무언가를 이겨내기 위해!
용감하게 수영장에 등록했다.
수영장에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해하며 나 자신을 칭찬해본다.
수영을 시작한 지 어언... 2개월.
아니, 냉정하게 말하자면, “수영장에 등록한 지는 2개월, 실제로 수영한 건 겨우 1개월”이다.
왜냐고? 그건 바로 왼팔의 반란, 회전근개 염증 때문이다!
3월에 씩씩하게 등록하고 4번이나 갔던 어느 날, 내 왼팔이 갑자기 찌릿찌릿.
한의원에서 진단받으니, 어머나 세상에, 회전근개 염증이란다.
팔을 도저히 들 수가 없어서 머리 감는 건 물론, 묶는 것도 불가능.
신랑에게 SOS를 치며,
“여보~ 머리 감겨줘~ 묶어줘~ 나 혼자 못해~”
신랑은 묵묵히 감기고 묶고, 나는 공주님 모드를 시전했다.
다행히 수영장에서는 진료확인서를 제출하면 남은 기간동안 10%를 제외하고 환불해 준다고 하셔서 환불까지 받았다.
그리고 4월, 다시 용기 내어 등록!
팔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4월 등록을 하고 다시 네 번째 수영장을 찾은 나는 아직도 자유형조차 완전하지 않은 초보자. 그런데 문제는... 3월에 함께 시작했던 사람들은 벌써 자유형 마스터하고 배영에 돌입한 상황!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배영을 배우게 되었다.
“자유형? 그거 안 해봤지만, 뭐… 일단 배영부터 해볼게요.”
수영장 인생에서 급이 생긴다면, 나는 지금 순수초급자와 중급자 사이 어딘가의 혼돈의 영역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지.
3월의 첫 4회 중 있었던 레전드 에피소드들을 잊을 수 없다.
에피소드1.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하다가 균형을 잃고, 초급자 레인에서 중급자 레인으로 스플래시~!
갑자기 뒤집히며 “나... 진급인가요?” 싶었는데,
다행히 그 레인에서 수영중이던 사람과 부딪히지는 않았다.
에피소드2.
또 한 번의 훈훈(?)한 일화.
킥판을 들고 25m 레인을 3번 쉬어가며 끝까지 도착했을때
그 끝에서 쉬고 있는 아저씨 발견. (배에 뭔가 멋진 장비-벨트가 달린 바디 보드-를 착용한 한 아저씨)
너무 멋져 보여서 나는 두 눈이 반짝이며 물었다.
“그거 어디서 사셨어요? 좋은가요?”
그러자 아저씨 왈,
“나 이거 하나 더 있어. 하나 줄까?”
엥? 진짜요? 나 완전 감동!
그 아저씨는 바로 배에서 그 장비를 풀어 나에게 줬고,
나는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허리에 착용, 손엔 킥판 장착.
이러면 물에 빠져 죽진 않겠지? 덜 무섭겠지? 하며
그렇게 수영장 무장완료!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수영장 비품이란 사실.
순수한 마음으로 받은 나는, 그저 장비 도둑이 될 뻔했을 뿐이고...
아래는 그 아저씨가 배에 차고 있다가 내게 준 장비. 이름은 찾아보니 헬퍼다.
이렇게 나의 수영 도전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팔도 회복됐고, 자유형도 배영도 아직 킥판 잡고 발차기 수준이지만,
나는 언젠가 물 위를 우아하게 가를 진정한 물의 여신이 될 것이다!
비록 수영 실력은 아직 생초보지만, 에피소드만큼은 올림픽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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