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러닝 42분, 그리고 슬림해진 오늘의 나
어제, 슬로우러닝 42분을 달린 나
별로 힘들지도 않고, 아니 오히려 기분좋은 느낌? 이었다. 슬로우러닝도 했겠다 생리 첫날이라 원래 같으면 바로 숙면 폭탄 모드에 들어갔을 텐데, 이상하게 어젯밤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생리 첫날인데도 덜 피곤했나?
아니면 러닝 후의 흥분된 호흡 리듬이 잔잔해지지 않은 걸까?
어쨌든 눈을 감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다.
아침의 작은 변화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왠지 모르게 몸이 슬림해진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평소엔 아침에 배가 고프지 않는데, 오늘 아침에는 배가 조금 고팠다.
그래서 9시쯤 홈메이드 두유에 냉동 블루베리를 넣어 간단히 먹었고,
카페 라떼도 곁들여 한잔.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 딱 좋았다.
월, 수, 금 오후 2시 수영 수업인데 오전에 이렇게 먹으면 대개 수영 전까지 식사는 끝이다.
내 경우에는 수영 전에 혹시나 힘들까봐 무언가 더 먹으면 오히려 몸이 무거워서 수영이 더 힘들다
템포, 드디어 삽입 성공!
드디어 오후 수영갈 시간이 되어
나는 수영 가방을 준비하고, 템포를 착용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사실 3월에 연습삼아 한 번 시도해봤다가 실패했었다.
쫄보였던 나는 아플까 겁 먹은채로 질입구 쪽에만 살짝 넣었고,
그 상태로 샤워를 했더니 너무너무 아팠다.
결국 샤워 후 꺼내보니 템포가 물을 잔뜩 머금어 통통해져 있었다.
그때 아팠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너무 입구에만 넣어서 물이 들어간 것.
주변에 알아본 결과 다들 좀 깊숙이 넣어야 한단다.
그 씁쓸한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마음을 다잡았다.
“아니, 나 애 둘 낳은 사람이야.
그 무시무시한 산부인과 내진도 다 견뎌냈는데 이 정도야 뭐.”
그 용기로 오늘은 성공!
다만 한 가지 걱정.
줄이 너무 길어서 다리 사이에 툭 튀어나온다.
그래서 가위로 약 2cm 정도 잘랐다.
그리고 걱정.
“혹시 수영하다가 템포가 몸속으로 쏙 들어가버리면 어떡하지? 이 줄이 몸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못 꺼내나?”
그래서 카페 글을 검색해보니
나처럼 자른 사람들도 꽤 많더라.
특히 샤워하다가 줄 보이는 게 부끄러워서 많이들 자른다고.
그렇게 불안 반 설렘 반으로 수영을 마쳤고,
템포는 그대로, 멀쩡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번엔 깊숙이 잘 넣었는지 물도 먹지 않고 거의 그 상태 그대로였다. 하지만 몸 속에 있던 녀석을 꺼낼 때 아주 조심스럽게 줄을 살살 잡아당겨야 한다. 꺼낼 때 조금 아팠다. 수영할 때는 아주 편리한 물건이라 앞으로 잘 쓰려한다. 대신 딱 수영때만! 뭔가 이질감이랑 넣었다 빼는게 썩 유쾌하지는 않아서!
수영장 거울 앞, 그리고 숫자로 보이는 변화
수영장 탈의실에 도착해 옷을 벗으며 슬쩍 거울을 봤는데…
진심 놀랐다.
눈으로 봐도 몸이 슬림해졌다. '느낌'이 아니라, '확신'이 왔다.
특히나 잘 빠지지 않아 고생이었던 허벅지, 엉덩이 라인.
어제 엉덩이 살 출렁거림에 집중하며 슬로우러닝을 해서 그런가...ㅋㅋㅋ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드디어! 51kg대 진입!
수영 첫 등록하던 3월만 해도 54kg이었는데,
수영을 꾸준히 하며 정말 한 걸음씩 몸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바디는 이번 달 말에 해볼 예정이다. 체지방률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탈의실에서 내가 수영을 처음 시작하며 샀던
고스트퀸 수영복(내가 지은 수영복 별명)을 입어보니 헐렁하다.
특히 엉덩이 부분이 심하게 헐렁해서
이대로 계속 입었다가는 물속에서 엉덩이 노출사고 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진 몸이
눈에도, 몸에도, 수영복에도 느껴진 것이!
평영 발차기와 뜻밖의 칭찬
오늘 강습은 지난 주 금요일에 처음 시작한 평영 발차기 연습을 다시 했다.
등에는 헬퍼를 달고, 킥판은 두 개나 안고 허우적허우적 연습 중.
아직까지는 앞으로 잘 나가진 않지만,
그래도 자유형처럼 숨이 차지 않아서
몸이 덜 긴장되고 편안했다.
나는 확실히 얼굴이 물 밖으로 나오는 배영이나 평영 스타일이
체질적으로 더 맞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우리 반 할머니 수강생 한 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아가씨예요? 결혼했어요?”
“네~ 아가씨 아니에요.”
“어머, 몸은 딱 아가씨네~”
…꺄악. 오늘도 자존감 충전 완료.
기분 좋아서 스승의 날 강사님 상품권 모금에도
기꺼이 만 원을 보탰다.
뿌듯하게 수영을 마무리하며 집으로 향했다.
오늘의 한 줄 정리
나는 느리지만 꾸준히 달리는 사람.
조심스럽게 도전하고,
조금씩 강해지는 수린이다.
슬림해지고, 유연해지고,
그 무엇보다 오늘도
"나답게" 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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