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금요일, 수영장에서의 도전과 성장]
지난 한 달여간 지켜본 나의 데이터에 의하면 금요일은 평소보다 수영 회원이 적은 날인데, 오늘은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수영장이 더 한산하게 느껴졌다.
내가 속한 반은 우리 수영장에서 가장 초급반이다. 그런데 오늘 강사님이 자유형으로 무려 10바퀴를 돌라고 하셨다. 👀(놀라서 휘둥그레진 눈) 지금까지 자유형 연속으로 돈 게 많아봐야 3바퀴였는데... 그것도 레인 끝에 도착해서는 숨 좀 돌리고 다시 출발하고 하는 식으로.. 그래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자유형을 시작했다.
초반엔 금방 숨이 차올라 레인 끝에서 몰래 쉬기도 했다. 강사님 눈에 들키면 “뭐하시는 거냐”고 바로 불호령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사님이 반대편에 계실 때를 노려 슬쩍 쉬는 식으로 호흡을 조절했다.
자유형하면서 손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야 하는데 나는 자꾸 위로 뜬다고 지적을 받아서 의식적으로 손을 수면 아래쪽으로 눌렀다. 확실히 그랬더니 다리가 잘 뜨는 느낌? 숨 쉴 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왼쪽 팔 가까이에 얼굴(귀 혹은 뒷통수)을 붙이도록 의식해서 하다 보니 숨 쉬기 자세도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발차기도 처음보다 여유로워졌고, 팔도 힘을 빼고 리듬에 맞춰 돌리려고 노력하니 조금 덜 힘들게 느껴졌다. 물론 여전히 숨은 차지만, 그래도 적응되어 가는 중이다. “열 바퀴 돌았다고 치자~” 회원들끼리 말하고 실제로는 9바퀴를 돌고 멈췄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곧이어 강사님이 배영 5바퀴를 돌라고 하셨다. 나는 이번에는 줄에서 맨 앞, 1번 자리를 맡게 되었다. 원래 우리 반 1번이 결석한 덕분인데, 자유형 할 때 늘 줄 꼴찌 담당이던 내가 1번을 맡다니 괜히 기분이 묘했다. 살짝 긴장도 되었지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배영은 자유형보다 호흡이 쉬운 편이라 숨도 덜 차고 그러서인지 덜 힘들고 내가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지는 종목이다. 다른 회원들은 물을 먹는다고 힘들어했지만, 나는 거의 물도 안 먹고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편이다. 배영은 먼저 몸을 물 위에 띄우고 코어에 힘을 주는 게 중요하다. 코어가 풀리면 허리가 꺾이면서 다리와 발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코어에 힘을 잘 주면 다리와 발이 떠오르고, 발등으로 물을 진행방향 반대쪽으로 미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하면 슝슝 앞으로 잘 나간다. 이때 팔도 슬슬 돌리기 시작하면 된다.
팔도 처음엔 급하게 휘저었지만, 이제 발차기가 안정되니까 팔도 여유롭게 돌리며 물을 몸 아래로 밀어낸다. 그러면 발을 급하게 안 차도 몸이 계속 물 위로 잘 떠간다. 시선은 살짝 발 쪽으로 두면 몸이 더 잘 나가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수경도 없이 배영을 한다. 내가 다른 회원들보다 배영 속도가 빠르다고 느꼈는지, 회원님 한 분께서 “배영공주🧜♀️”라고 불러주셨다. 조금 뿌듯했다.
배영 다섯 바퀴를 마치자 이제 킥판을 잡고 평영 발차기를 하라고 하셨다. 나는 킥판을 잡고 얼굴을 물속에 넣고, 발차기를 한 번 한다음 앞으로 몸이 나가는 3초 동안 "음~~~" 하며 숨을 내쉰다. 그러고 나서 “파흡!” 하며 고개를 물 밖으로 빼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고개를 넣고 발차기를 반복한다. 이 리듬을 생각하며 힘차게 발차기하면 앞으로 잘 나아가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키 큰 남자 회원을 앞에 두었는데, 내가 자꾸 따라잡는 바람에 결국 내가 1번으로 나섰다. 그렇게 앞장서서 도착해 뒤를 보니 나머지 두 분은 아직 멀리 뒤에 있었다. ‘오, 나 평영 발차기도 나름 잘 하는데?’ 하는 자신감이 들었다.
"달리는 땅 위에선 언제나 가장 느린 사람이었는데, 물속에선 처음으로 누군가를 앞질렀다.
나는 몰랐다. 내 안에도 속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리듬이 있었음을.
오늘, 나는 물 위에서 처음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건졌다."
평영도 마찬가지로 코어를 잡고 몸의 좌우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다리를 찰 때는 강하게 팍 차고, 다리를 끝까지 잘 모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리듬을 잘 타야 부드럽게 나간다. 팔동작까지 더해지면 더 완성되겠지만, 지금은 발차기만 해도 재미있고 성취감이 크다.
오늘은 내가 수영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다. 하지만 수영장 거울을 보니 몸 라인이 더 예뻐진 느낌이 들었고, 군살도 눈에 띄게 정리된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다.
남들은 수영 마치고 식욕이 폭발이라는데 나는 오히려 힘들어서 먹는게 별로 안 내킨다.
하지만 이번주 수욜엔 단백질 보충한다고 14만원짜리 고급참치를 먹긴 했네!!!
수영 후 단백질이 중요한 이유
- 근육 회복:
수영은 전신 근육을 쓰는 운동이라, 운동 후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고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단백질이 꼭 필요해요. - 피로 회복: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몸 전체의 회복에도 도움을 줘요. 수영 후 피로감을 덜어주는 데도 효과적이에요. - 근육 유지 및 체지방 관리:
특히 체지방을 줄이고 싶다면, 근육량은 유지해야 하잖아요. 이때 단백질 섭취가 핵심이에요.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면, 다이어트 중에도 근육을 보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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