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물 위로: 포기하지 않고 돌아온 나의 이야기
2025년 3월 5일, 나는 생애 첫 수영 수업을 시작했다.
물을 무서워했지만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수영장 등록이었다.
물 무서워 하는 사람이 수영장에 등록했다는 것은 가장 큰 도전 중의 도전이 아니겠는가~!!!
월, 수, 금—주 3회 꾸준히 다짐하며 수영장에 들어섰고,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배우는 매 순간이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날들이었다.
하지만 그 설렘도 잠시,
4월 12일 금요일, 사이드킥 연습 도중
자꾸 다리에 쥐도 나고
피곤할 때면 터지는 입술이 터지는 느낌이 왔다.
그리고 왼쪽 어깨 회전근개에 심한 무리가 왔다.
팔을 위로 들 수조차 없어서
머리를 감는 일도, 묶는 일도 혼자 할 수 없었다.
일주일 가까이 신랑이 내 머리를 감겨주고,
묶어주며 함께 나의 일상을 지켜줬다.
그날 이후, 수영은 멈췄다.
수업은 중단되었고,
한의원 치료를 받았기에 수영장에 진료확인서를 제출하고
남은 강습은 환불 받았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한동안 주저앉은 채
문득 어릴 때 목욕탕 물에 빠졌던 기억,
대학교 때 수영장 등록했다가 물 속에서 눈을 못 떠서 강습 두 번 가고 그만둔 기억도 갑자기 떠오르며..
"물이랑 나는 정말 안 맞나?"이런 생각도 들고..
체력이 약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약할 줄은 몰랐다.
이 일로 나는 정말 내 몸의 현실과 마주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체력 탓을 하기도 싫고, 더이상 물공포증을 핑계삼기도 싫었다.
나는 제일 가벼운 아령을 주문했다.
팔이 조금 나아지자,
왼팔부터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아령을 들기 시작했다.
남들이 걷는 속도로
나는 조용히 뛰어보기도 했다.
내 몸에 “괜찮아, 아직 할 수 있어”라고
작게 말 걸며,
다시 도전하는 삶에 대한 내 목표를 향해 다시 힘을 냈다.
그리고 4월.
나는 다시 수영장에 발을 디뎠다.
쉬었다 다시 가는 수영장이라
나랑 같이 등록했던 사람들이 자유형도 할 수 있게 되고 나보다 훨씬 앞서가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 따라잡을 수 있겠지. 뭐 포기만 안 하면 되지."
하면서 열심히 강습에 나갔다.
꼬박꼬박 토요일 자유수영에도 나갔다.
그렇게 벌써 4월 한 달이 흘렀다.
나는 4월에 새로 등록한 수린이들과 함께 진도를 맞춰 자유형을 배우고
3월에 함께 등록했던 수린이들 진도에 맞춰 배영도 배웠다.
4월에 한 번도 안 빠지고 수업에 참여한 결실인 것 같다.
(4월 30일 마지막 날 일이 있어서 결석한 것이 참 아쉽다. 하지만 빠질 수 없는 일정이어서...)
자유형도, 배영도 할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참 대견하다.
지금도 체력이 아주 좋아진 건 아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다시 물 위에 섰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회복이 있었고,
아무도 몰라도 나만 아는 단단해진 마음이 생겼다.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나는 내 약함을 인정했고,
그 속에서 더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다.
🧡 몸이 말해주는 변화
한 달 동안 열심히 수영한 내 몸은...
수영이 끝난 후 온몸의 근육이 피곤한 느낌이 든다.
어떤 날은 다리도 후들거리고 팔에 힘도 빠진다.
하지만
몸무게는 54kg에서 52kg으로 줄었고,
무엇보다 뱃살이 좀 빠지고 전반적인 몸 라인이 정리된 게 느껴진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
🧡 끝까지 놓지 않은 나에게
수영을 시작할 때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줄은.
심지어 자유형, 배영을 해내며 성취감을 맛볼 줄은.
이제는 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넘어져도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물속에서 아팠지만,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다.
그런 나를,
나는 스스로 참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길을,
조금 더 즐겁게, 조금 더 나답게
흘러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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