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일기/슬로우러닝의 기록

아홉 번째 슬로우러닝, 45분을 달린 날

물결서랍 2025. 6.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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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번째 슬로우러닝 – 45분을 달린 날
📅 2025년 6월 12일 목요일

구름다리에 다리를 걸고 스트레칭


오늘은 혼자 달린 날이었다. 신랑은 쉬고, 나는 운동화를 신었다.
구민운동장은 집에서 약간 걸어나가야 해서, 더 가까운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조금 좁은 운동장이라 몇 바퀴를 돌았는지는 세지 않고, 시간을 기준으로 45분, 오직 나와의 리듬에 집중해 달렸다.

시작 시간은 오후 8시 정각.
저녁이 깊어갈수록 운동장 주위가 점점 어두워졌고, 세상의 소음도 빛도 살짝 가라앉는 그 시간이 나는 좋다.

처음 슬로우러닝을 시작했던 날, 42분을 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날 수영장 탈의실 거울 앞에서 느꼈던 배, 허리, 엉덩이, 허벅지 라인의 변화가 너무 분명해서 오늘은 꼭 40분 이상 달리자고 마음먹었고,
그 결심을 지켜낸 45분이었다.


조금씩 흐릿해지는 시야,
운동장 외곽의 어둠과 나 사이의 경계가 느슨해지는 시간.
그런 저녁 시간대에 나는 오히려 더 집중되고, 마음도 가벼워진다.
달릴수록 기분이 나아지고, 체력이 아닌 상상력으로 달리는 기분.
그저 계속 달리고 싶어진다.

나는 빠르진 않다.
하지만 늘 조금 더 성실하고, 조금 더 꾸준하다.
포기하지 않고, 조용히 끝까지 해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걸
이번 러닝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뛰는 동안 그려보았다.
'내 나이 또래 누구보다 건강하고 탄탄한 내 모습. 일터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고, 젊고 생기 있는 기운을 뿜어내는 그런 나'의 모습을.

45분을 달리고 나니 적당한 땀이 나고,
슬슬 걷는 사이에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가볍게 다리 스트레칭을 하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내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계획한 대로 움직이고, 내 몸을 믿고, 나 자신을 아껴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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