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습
[27번째 수영강습 – 오늘도 평영팔 연습]
2025년 5월 28일, 수요일
오늘은 27번째 수영 강습.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수업 시작 전에 미리 수영장에 도착해서 유아풀에서 혼자 연습을 했다.
목표는 지난 시간에 배운 평영 팔동작 복습!
물에 힘을 빼고 둥둥 뜬 상태에서 살랑살랑 발차기,
숨을 천천히 내쉬고, 팔로 물을 가르고 누르면서 고개를 들고 들숨.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을 땐 정말 쉬울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고개 들자마자 숨이 차고, 내려올 땐 철푸덕 물에 빠지는 느낌.
가라앉았다 뜨고, 또 숨 쉬려다 또 가라앉고…
여유롭게 우아한 평영은커녕, 현실은 허우적허우적.
하지만 나는 안다. 이 과정을 지나야만 물속에서도 나만의 리듬이 생긴다는 걸.
수업 시간이 되어 킥판 발차기를 시작.
오늘은 앞에 계신 할머니께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하고 세 번째 순서로 들어갔다.
하지만 앞 사람들과의 실력차가 뚜렷했다.
1번은 50세 여성분인데 마치 다리에 모터가 달린 것처럼 쭉쭉 나아가고,
2번은 젊고 키 큰 남성분이라 발 몇 번만 차도 저 멀리 가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느리다. 나름 킥판 발차기에 자신감이 붙었었는데 겸손해진다ㅜ
다음은 자유형.
요즘 팔 롤링도 잘 되고, 호흡도 여유로워져서 발은 슬렁슬렁 차며 세 바퀴를 돌았다.
‘아, 나 이제 자유형은 진짜 편해졌구나’ 싶은 순간들. 숨도 이젠 안 차고.
그렇게 하나하나 익숙해지는 수영이 기분 좋다.
세 번째는 배영.
이번에는 두 번째 자리에서 시작했는데, 여유롭게 천천히 하고 싶었지만
세 번째 남자분이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수경도 안 쓰니까 더 잘 보이기도 하고…
늘 허우적거리던 분이었는데 오늘은 뭔가 감을 잡으신 듯 했다.
내가 "조금 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하고 말하니
“물에 빠질까봐 그게 안 돼요…” 하신다.
그 마음, 나도 잘 안다.
나도 예전엔 배영할 때 무조건 팔을 빨리 저어서만 도착했으니까.
결국 오늘은 쫓기는 느낌으로 나도 속도를 올리며 배영 마무리.
그다음은 자유형 발차기 + 평영 팔.
두어 번 25m를 왕복하다 보니 감이 조금씩 왔다.
하지만 역시 숨이 차고 체력이 많이 들긴 했다. 여유롭게 하는게 중요한게 알기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만 동작이 잘 안 되니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물속에서 평형의 리듬을 감 잡아가는 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수업이 끝난 뒤, 5분동안
혼자 남아 평영 팔 + 평영 발차기 조합을 시도해봤다.
놀랍게도 자유형 발차기보다 평영 발차기가 팔동작에 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느낌.
‘이건 조금만 더 연습하면 금방 감이 생기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역시나 혼자 연습하는 시간, 나에게 참 중요하다.
수업을 마치고 샤워장 들어가기 전에
미리 준비한 단백질 쉐이크를 꺼내서 꿀꺽꿀꺽 마셨다.
나는 운동이 끝나면 늘 유아풀에 가서 발차기 100번을 하고 샤워를 하는데,
오늘부터 단백질 섭취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로 마시는 루틴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오늘 수영장 오기 전에
크림빵을 하나 먹고 왔다.
운동 전이라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막상 먹고 나니
‘괜히 먹었나…’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수영하면서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했다.
“오늘도 잘하고 있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괜찮아.”
거울을 보니 오늘은 눈바디상 몸이 늘씬해 보였고,
그걸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졌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새로 산 롤팬으로 삼겹살!
근육을 위해, 마음을 위해, 고기 한 점 행복하게 구워 먹을 예정이다.
단백질은 보충해야 하니까. 정당하게. 당당하게.
"오늘도 물속에서 새로운 걸 배웠고, 그게 꽤 즐거웠다.
익숙하지 않아서 버벅였지만, 그만큼 배울 게 많다는 뜻이니까.
하루하루, 물과 더 가까워지는 이 시간이 나를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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