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일기/수영 도전기

35번째 수영강습 – '많이 나아졌다'는 칭찬인가?

물결서랍 2025. 6. 23. 06:00
반응형

🏊‍♀️ 35번째 수영강습 – '많이 나아졌다'는 칭찬인가?
📅 2025년 6월 20일 금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수영장으로 향했다. 몸이 기억하는 루틴, 물이 반가운 시간.

강사님이 워밍업으로 자유형 3바퀴, 배영 3바퀴를 돌라고 하셨다.

 

요즘 유튜브로 공부한 자유형 투비트킥을 적용해보려 했는데… 막상 물속에서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결국은 익숙한 방식대로, 다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천천히 내 호흡에 집중했다. 다리는 살살, 팔은 힘차게 밀어주고(팔은 몸 바깥쪽으로 밀기) 당기고! 

 

배영은 팔 한 번 돌리는 동안 다리를 하나둘셋 차기를 생각하며 해보았다. 자연적으로 왼팔이 위로 올라가 있을 때 왼쪽 다리부터 차게 된다. 


자유형과 배영을 다 돌고 기다리고 있으니 강사님이 우리를 보며 “진짜 다 돌았어요?” 하신다. 윗반도 아직 못 끝냈는데 우리 반이 먼저 다 돌았다며 의아해하시는 눈치. 그 말 한마디에 속으로는 살짝 뿌듯해졌다.

그다음엔 팔을 위로 뻗어 손을 마주잡고 유선형을 만들어 배영 발차기로 4바퀴 돌기. 이건 확실히 손으로 물을 밀지 않다 보니 슝슝 나가는 기분은 덜하지만, 오히려 발차기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하나둘셋, 하나둘셋, 하나둘셋 어제 배운 리듬을 생각하며 발차기 연습. 배영은 복근에 약간의 힘을 줘야 다리가 위로 잘 뜬다. 이걸 잊고 배에 힘을 풀면 다리가 툭 떨어져버린다. 처음 한 바퀴 돌 때는 얼굴이 물에 가라앉아 출발 때 물도 좀 먹었지만, 다음 바퀴부터는 손을 살짝 물 위로 드니 앞으로 더 잘 나가고 오히려 자세가 더 안정되고 잘 되었다. 이런 감각의 차이를 알아가는 것도 수영의 재미 중 하나다.

다음은 평영. 호흡도 편하고 익숙해서 한 바퀴를 편안하게 돌았다. 유선형을 잘 만들고 글라이딩의 느낌을 살려야 한다는 걸 계속 떠올리며 한 바퀴를 천천히 즐겼다. 급하게 빨리 말고!

그런데 오늘 뜻밖의 말 한마디가 나를 벅차게 했다. 근데 애매한 칭찬. 그냥 화끈하게 "잘한다"고 해주셔도 되는데ㅋ

> “많이 늘었어요.”

강사님의 이 말. 수영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늘 맨 뒤에서 헐떡거리며 따라가던 나였는데, 지금은 어느새 1번 자리에 서 있다. 이건 분명 슬로우러닝을 함께 병행하면서 체력이 좋아진 결과일 것이다. 20대 남자보다 숨이 덜 차고 계속 돌 수 있는 걸 보니 운동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오늘처럼 실감한 날도 없었다.

이후엔 접영 발차기. 나는 미리 킥판 없이 연습해 본 적이 있어서 오늘도 킥판 없이 출발했다. 배영부터는 1번으로 돌기 시작했는데, 접영 발차기로 한 바퀴 돌고 보니 다른 분들은 킥판을 잡고 접영 발차기를 연습 중이었다. 킥판 없이 하는 게 훨씬 물 가르는 느낌도 강하고 더 재밌다.

사실 오늘 수업 전에 유아풀에서 접영 발차기 2번 + 평영 팔 동작으로 숨쉬기 연습을 해봤는데, 한 번만에 잘 돼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강사님이 접영 발차기 지시를 하셨을 때도 그 방법을 적용해봤다.

> 다만, 접영 발차기를 최대한 여러 번 반복하고, 숨이 차면 평영 손으로 위로 올라오며 호흡하는 방식.

생각보다 잘 되고, 무엇보다 정말 재밌다.

매일 조금씩 발전해가는 내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하다.
처음엔 두렵고 어렵기만 했던 물속 움직임이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다. 물은 이제 나를 거부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 그 흐름을 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오늘도 물속에서 나를 만났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어, 수면 위로 떠오른 하루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