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째 수영강습 – 접영다리 + 자유형팔, 그리고 보라빛 응원들
📅 2025년 6월 23일 월요일
오늘은 조금 일찍 수영장에 도착해 유아풀에서 혼자만의 연습 시간을 가졌다. 두 팔을 포개어 위로 쭉 뻗고, 고개는 살짝 발끝 쪽으로 당겨 팔 위에 기댄다는 느낌으로 배영 발차기를 해봤다. 그 자세로 하니까 물도 안 먹고 발차기도 훨씬 안정감 있게 잘 되었다. '아니, 이걸 왜 이제야 알게 된 거지?' 지난 시간에 이대로 했었으면 훨씬 쉽게 했었을텐데. 뭔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듯한 기분.
본 수업은 유아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늘의 새로운 동작은 ‘접영 다리에 자유형 팔’을 결합한 동작. 지상에서 먼저 연습을 하고, 물 속에서 이어서 실시했다. 지상에서는 두 팔을 위로 뻗고 출수킥 타이밍에 오른팔을 돌리는 연습. 그런데 막상 물속에서는 오른팔을 돌리는 순간 몸이 가라앉는다. 그래서 숨쉬기 타이밍을 나름대로 찾아서, 팔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숨을 내쉬고, 팔이 얼굴을 지나갈 때 입으로 숨을 들이마셔 봤다. 정확한 타이밍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 보려 애썼다.
깊은 물로 이동해 본격적인 연습 시작. 출수킥과 팔 돌리기를 맞춰서 하려고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안 나고, 동작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졌다. 특히 강사님이 출수킥에서 무릎을 너무 굽히지 말라고 하셔서 그걸 의식하며 다리를 쭉 펴봤는데, 뭔가 힘이 안 실리는 이상한 느낌. 그래도 방향은 맞는 것 같았다.
유아풀 위에서 보고 계시던 우리 반 할머님들이 예쁘게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접영 다리에 자유형 팔… 이거 원래 이렇게 숨차고 힘든 동작 맞죠? 첫 도전이니까 익숙해지면 나아지겠지. 오늘은 체력도 살짝 부족했던 것 같고.
귀여운 일화 하나. 지난 토요일 자유수영 때는 어떤 할머니께서 내 베이비리오 수모가 예쁘다고 하시며 가져가서 한참 구경하셨고, 오늘은 다른 할머니께서 내 오픈클락 실리콘 방수 파우치(라벤더색)를 들여다보며 구경하셨다. 그리고 샤워 후엔 오늘 입고 간 디즈니골프 보라색 스커트와 같은 계열의 티셔츠(평상복이 골프복인 사람=나)도 예쁘다며 칭찬을 받았다. 이쯤 되면 오늘의 공통 키워드는 ‘보라색’. 아하,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남들도 예쁘게 봐주니까 왠지 기분이 더 좋아진 하루였다.
그리고 중요한 소식 하나. 강사님이 이번 달까지만 수업을 하시고 그만두신다고 하셨다. 아직 팔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신다고. 내가 “팔 다 나으면 다시 오세요~” 했더니, “시험 붙어야 해서 안 돼요~” 하시길래 나도 “그럼 다시 오지 마세요~” 하고 웃으며 답했다.
정이 들어가는 시점에 이별 소식을 들으니, 괜히 더 애틋하고 뭉클하다. 내 수영 초급기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인데, 왠지 벌써 그리울 것 같다.
오늘도 새로운 동작에 도전했고, 익숙하지 않아도 그 속에서 배우고 있다.
잠시 후에 유튜브에서 ‘한 팔 접영’ 영상도 찾아보며 복습할 예정.
한 걸음씩, 꾸준히. 수영은 그렇게 나에게 스며들고 있다.
'운동일기 > 수영 도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번째 수영강습 – 접영 성공의 날! (2) | 2025.06.30 |
---|---|
37번째 수영강습 – 접영다리 + 자유형팔, 강사님 바뀌는 날 (6) | 2025.06.28 |
비 오는 날의 자유수영 – 3번 레인으로 넘어가서! (4) | 2025.06.24 |
35번째 수영강습 – '많이 나아졌다'는 칭찬인가? (4) | 2025.06.23 |
34번째 수영강습 – 자유형 10바퀴, 배영 발차기 리듬 (2) | 2025.06.20 |